지난주 짠이가 느닺없이 '모란시장'을 가자고 하더군요. 매번 전쟁기념관이나 가고 싶어하던 녀석이 갑자기 장에 가자고 하니 기특하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 장보러간다고 하면 탱마트, 탱탱마트, 탱플러스 뭐 이런데만 아는 줄 알았더니 모란시장을 알더군요. ^^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이들 사회교과서에 지역 사회 알기와 관련한 일종의 숙제였던 모양입니다. ^^
사실 저도 서울에서 자랐기에 장이 익숙치는 않습니다. 서울 시내야 동네마다 모두 상설 시장이 있었으니 장이란게 있을 수가 없었죠. 365일 장이 서니까^^ 성남에서도 꽤 유명한 '모란장'은 역사도 상당히 오래된 장입니다. 1962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생겼다고 하니.. 저보다도 무려 4살이나 많습니다. ^^
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란장이 악명도 자자하죠... 바로 멍멍리 고기집이 정말 많다고 말입니다. 사실 이날 사진기를 들고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사진을 들이데면 특히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싫어하는 경우가 많고 자칫 잘못하면 감정까지 상하는 경우가 많기에 미리미리 조심해야했습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더군요. 오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잠시 후 모란역이 나오고 모란역에서 시장까지는 불과 5분거리도 안되더군요.. ^^ 저도 모란 시장은 처음가는 길이어서 적잖이 흥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을 막 들어서는 순간부터 코를 찌르는 악취가 모란 시장에 대한 아련한 기대를 한 방에 날려버리더군요... 더구나 비가 살짝 왔고 저기압이라서 냄새는 더 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멍멍이들의 선한 눈빛과 이미 해부되어 쌓여있는 멍멍이들 그리고 닭과 오리, 뀡,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거의 없는게 없을 정도. 토끼와 흑염소도 기본입니다. 이런 짐승들을 수 많은 가게들이 모두 우리를 만들어 가둬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짐승들로부터 발생되는 악취가 대단하더군요. 하지만 거기 계신분들은 그걸 모르나 봅니다. 호수로 대충 물을 뿌려가며 장사를 하시는 걸 보니 정말 대단들 하신 것 같습니다.

여기는 평범하고 양호한 편이죠.. ^^
짠이는 그 멍멍이 가게를 아주 덤덤하게 구경하며 지나가더군요. 아마도 이 녀석의 목표는 강아지인 듯 싶었습니다. ^^ 그 멍멍이 가게를 지나고 나니 본격적인 강아지 판매 라인이 나오더군요. 날이 좀 추워서일까? 모두들 발발 떨고 있던데 병이나 안들까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더구나 병아리와 그 옆에서는 토끼를 직접 잡아 털을 벋기고 있는 둥.. 휴.. 좀 괴롭더군요..

병아리에 필 꼽힌 짠이

뒤에 건강원들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중앙은 다양합니다. 생선가게도 있고 각종 야채, 한약재 판매하는 곳도 있고 하여간 장 처럼 정말 다양합니다. 하지만 냄새와 질퍽거리는 정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런 재래장을 조금만 현대화 하더라도 훨씬 좋을 듯 한데 정말 이해가 안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약 80% 정도가 전부 할아버지, 할머님들이시던데..ㅜ.ㅜ 시장 한편으로는 진창길 위에 각종 포장마차들이 즐비합니다. 내려가보니 기다란 철판을 놓고 각종 고기를 팔고 있더군요. 음.. 솔직히 먹고 싶은 마음이 별로 않생겼습니다... ㅜ.ㅜ 너무 더럽고 냄새나고 지저분하다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쪽은 상설시장인 것 같더군요..
좀 현대화된 건물에 가게가 들어선 방향으로 나오니 확실히 냄새는 덜하더군요. 그곳에 위치한 고기 도매집에서 삼겹살 3근을 1만원 세일하기에 사들고 왔습니다. 짠이 이모네 집에서 처제들과 짠이와 함께 거하게 구워먹었죠.. ^^ 결국 모란시장의 기억은 지저분함과 삼겹살 파티가 될 듯 합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그래도 사진은 잘 찍으셨나봐요. 읽어 내려오면서 조마조마 하며 읽었는데 다행히 그런 얘기는 안나오네요.
2007/03/26 01:10정말 찍고 싶은건 엄두도 못냈지..ㅋㅋ 요령은 일단 아저씨와 이야기를 트고나서 허락을 구하고 찍으면 됩니다.. 물론 맘 짝은 아저씨를 일단 찾는게 급선무...@.@
2007/03/26 10:29'장터'에 대한 기대를 품고, 카메라를 들고 한번 가봤습니다만.. 차마 셔터를 누르지 못해 그냥 돌아왔던 기억이 나넨요. 말씀하신대로, 막연한 기대를 한방에 날려버렸던 냄새와 풍경들..
2007/03/26 08:54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이 많은건.. 아련한 추억을 품고 가시는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ㅋㅋ 더구나 수동 가져가면 죽음이죠.. ㅜ.ㅜ
2007/03/26 10:29